바다1

     정지용

오·오·오·오·오· 소리치며 달려 가니
오·오·오·오·오· 연달어서 몰아 온다.

간 밤에 잠살포시
머언 뇌성이 울더니,

오늘 아침 바다는
포도빛으로 부플어젔다.

철석, 처얼석, 철석, 처얼석, 철석,
제비 날어 들듯 물결 새이새이로 춤을추어.

강원 삼척 해변에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사진 출처 뉴시스

‘연달어서’의 ‘연달다’는 주로 ‘연달아’의 꼴로 쓰여, ‘잇따르다’의 뜻이다. ‘움직이는 물체가 다른 물체의 뒤를 이어 따르다.’의 의미이며, ‘뒤닫다ㆍ잇달다’라고도 한다. 예문으로는 ‘갑자기 트럭이 멈추자 뒤를 따르던 차들이 연달아 부딪쳤다.’가 있다.

‘살포시’는 ‘포근하게 살며시. 드러나지 않게 살며시.’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어머니는 아이를 살포시 감싸 안았다. 그녀는 살포시 눈을 감고 지난 일을 회상하였다.’ 등이 있다.

‘뇌성(雷聲)’은 천둥이 칠 때 나는 소리이며, ‘뇌음ㆍ우렛소리’라고도 한다. 예문으로는 ‘그들이 집에 들어서자 하늘이 금방 먹구름으로 뒤덮이더니 뇌성 번개가 하늘을 찢으며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송기숙, 암태도≫ 뇌성이 요란했고 번개가 온 하늘을 태울 듯이 번쩍이고 있었다.≪황석영, 객지≫’ 등이 있다.

‘울더니’의 ‘-더니’는 ‘이다’의 어간, 용언의 어간 또는 어미 ‘-으시-, -었-, -겠-’ 뒤에 붙어, ‘과거의 사태나 행동에 뒤이어 일어난 상황’을 이어 주는 연결 어미이다. 주로 앞 절의 내용이 뒤 절의 원인이 된다. 예문으로는 ‘오랜만에 운동을 했더니 온몸이 쑤신다. 형에게 대들더니 얻어맞고 마는구나.’ 등이 있다.

‘포도빛’의 ‘포돗빛(葡萄-)’은 ‘포도의 빛깔과 같은 탁한 보랏빛’을 일컫는다.

한글 맞춤법 제30항 사이시옷은 다음과 같은 경우에 받치어 적는다. 2. 순 우리말과 한자어로 된 합성어로서 앞말이 모음으로 끝난 경우이다.

(1)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나는 것은 사이시옷을 첨가한다.

‘부풀어졌다’의 ‘부풀다’는 ‘물체가 늘어나면서 부피가 커지다.’의 의미이다. 변천 과정은 ‘부풀다<부플다<내훈>’이다.

‘날어∨들듯/날아들∨듯’의 ‘날아들다’는 ‘날아서 안으로 들다.’의 뜻이다. 예문으로는 ‘교실 안에 새가 날아들었다. 사냥꾼도 품속으로 날아든 새는 쏘지 않는다고 한다.’ 등이 있다. ‘듯’은 어미 ‘-은, -는, -을’ 뒤에 쓰여, ‘듯이’의 준말이다. 예문으로는 ‘꼬마는 잘 모르겠다는 듯 눈만 껌벅이고 있었다. 우중충 흐린 하늘은 곧 눈발이라도 세울 듯, 이제 한창 밝을 정월 보름달이 시세를 잃고 있는 밤이었다.≪전상국, 동행≫’ 등이 있다.

한글 맞춤법 제42항 의존 명사는 띄어 쓴다.

‘새이새이’의 ‘사이사이’는 ‘어떤 장소나 사물, 행위, 사건 따위의 중간중간.’을 의미한다. 예문으로는 ‘불도저, 포클레인, 트럭이 부산히 움직이고, 그 사이사이 사람들이 오간다.≪황순원, 신들의 주사위≫ 점심은 각자가 공연 사이사이 시간 나는 대로 사 먹었다.≪한수산, 부초≫’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사이사이<이이<구촬>←이+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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