湖面

       정지용

손 바닥을 울리는 소리
곱드랗게 건너 간다.

그뒤로 힌게우가 미끄러진다.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 교내에서 거위들이 연못 앞에서 먹이를 찾고 있다. / 사진출처=뉴시스.

‘손∨바닥’의 ‘손바닥’은 ‘손의 안쪽. 곧 손금이 새겨진 쪽.’이며, ‘수벽(手擗)ㆍ수장(手掌)’이라고도 한다. 예문으로는 ‘선생님은 숙제를 안 한 아이들의 손바닥을 회초리로 찰싹찰싹 때리셨다. 황 영감네 안마당이 바로 눈앞에 펼친 손바닥처럼 빤히 내다보인다.≪박완서, 그 가을의 사흘 동안≫’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손바닥<바<월석>←손+-ㅅ+바’이다.

‘곱드랗게’의 ‘곱다’는 소리가 듣기에 맑고 부드럽다는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산새들의 고운 노랫소리. 그녀는 곱고 미끈하게 목청을 뽑았다. 분선이의 노랫소리가 쓸쓸하고 곱게 퍼져 나간다.’ 등이 있다.

‘건너∨간다’의 ‘건너가다’는 ‘무엇을 사이에 두고 이쪽에서 저쪽 맞은편으로 가다.’의 의미이다. 변천 과정은 ‘건너가다<건나가다<걷나가다<석상>←걷-+나-+-아+가-’이다. ‘-ㄴ다’는 받침 없는 동사 어간, ‘ㄹ’ 받침인 동사 어간 또는 어미 ‘-으시-’ 뒤에 붙어, ‘해라할 자리에 쓰여, 현재 사건이나 사실을 서술하는 뜻’을 나타내는 종결 어미이다. 예문으로는 ‘아기가 잠을 잔다.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할머니는 안경을 쓰신다.’ 등이 있다.

‘게우’의 ‘거위’는 오릿과의 새이다. 크기와 색깔이 다른 여러 품종이 있으며, 목이 길다. 헤엄은 잘 치나 잘 날지는 못한다. 12∼1월에 10∼20개의 알을 낳는다. 기러기를 식육용(食肉用)으로 개량한 변종으로, 밤눈이 밝아서 개 대신으로 기르기도 하며, ‘가안(家雁)ㆍ당거위ㆍ당안(唐雁)ㆍ백아ㆍ서안(舒雁)ㆍ아조(鵝鳥)’라고도 한다.

‘미끄러지다’는 비탈지거나 미끄러운 곳에서 한쪽으로 밀리어 나가거나 넘어지다. 예문으로는 ‘빙판에 미끄러지다. 아이는 미끄럼틀을 올라가려 했지만 자꾸 미끄러졌다. 우리는 눈 속에서 몇 번씩이고 미끄러지고 엎어지면서 성당이 눈 앞에 보이는 언덕 위까지 올라갔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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