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방경찰청 화단에 활짝 핀 살구꽃이 따스한 봄날을 맞이하고 있다.

누군가 재잘거려 잠을 깨고 부스스 일어났더니 반가운 손님 곁에 왔습니다. 산에서도 들에서도 활짝 핀 봄꽃입니다. 반가운 마음에 어디론지 훌쩍 떠나 봄꽃과 노닐고 싶습니다. 그 마음 사진과 시 한 편에 담아봅니다.

충북지방경찰청 화단의 활짝 핀 살구꽃에 벌이 날아 들어 따스한 봄날을 맞이하고 있다.

다시 피는 꽃

가장 아름다운 걸 버릴 줄 알아
꽃은 다시 핀다
제 몸 가장 빛나는 꽃을
저를 키워 준 들판에 거름으로 돌려 보낼 줄 알아
꽃은 봄이면 다시 살아난다

가장 소중한 걸 미련 없이 버릴 줄 알아
나무는 다시 푸른 잎을 낸다
하늘 아래 가장 자랑스럽던 열매도
저를 있게 한 숲이 원하면 되돌려 줄 줄 알아
나무는 봄이면 다시 생명을 얻는다

변치 않고 아름답게 있는 것은 없다
영원히 가진 것을 누릴 수는 없다
나무도 풀 한 포기도 사람도
그걸 바라는 건 욕심이다

바다까지 갔다가 제가 태어난 강으로 돌아와
제 목숨 다 던져 수천의 알을 낳고
조용히 물밑으로 돌아가는 연어를 보라
물고기 한 마리도 영원히 살고자 할 때는
저를 버리고 가는 걸 보라

저를 살게 한 강물의 소리 알아 듣고
물밑 가장 낮은 곳으로 말없이 돌아가는 물고기
제가 뿌리내렸던 대지의 목소리 귀담아듣고
아낌없이 가진 것을 내주는 꽃과 나무
깨끗이 버리지 않고는 영원히 살 수 없다는

-도종환 作-

충북지방경찰청 화단에 활짝 핀 살구꽃이 따스한 봄날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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