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답지 않게 눈도 오지 않고 춥지도 않은 철없음에 이 시절이 많이 아쉬웠는데, 많은 양은 아니지만 반갑게도 눈이 내렸다. 충북대학교 교정에 순백의 눈이 살포시 내려앉고 있다.

눈이 왔습니다. 반갑게도 눈이 왔습니다. 어느 누군가 함부로 칠해 놓은 얼룩에 신음하는 세상을 순백으로 포근히 감싸려는 듯 그렇게 살포시 눈이 왔습니다. 요란했던 세상도 잠시 포근함을 덮고 조용히 잠이 드는 것 같습니다.

겨울답지 않게 눈도 오지 않고 춥지도 않은 철없음에 이 시절이 많이 아쉬웠는데, 오늘에야 그 마음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금세 사라져 버림에 그리움이 들기도 하지만, 잠시 순백의 포근한 이불을 덮을 수 있어 그래도 위안이 됩니다.

눈   

지난밤에
눈이 소복이 왔네.

지붕이랑
길이랑 밭이랑
추워한다고
덮어주는 이불인가 봐

그러기에
추운 겨울에만 내리지.

-윤동주 作-

겨울답지 않게 눈도 오지 않고 춥지도 않은 철없음에 이 시절이 많이 아쉬웠는데, 많은 양은 아니지만 반갑게도 눈이 내렸다. 덕유산 중봉에서 바라본 덕유평전 능선 모습./국립공원
겨울답지 않게 눈도 오지 않고 춥지도 않은 철없음에 이 시절이 많이 아쉬웠는데, 많은 양은 아니지만 반갑게도 눈이 내렸다. 덕유산 향적봉 대피소에서 바라본 향적봉 모습./국립공원
겨울답지 않게 눈도 오지 않고 춥지도 않은 철없음에 이 시절이 많이 아쉬웠는데, 많은 양은 아니지만 반갑게도 눈이 내렸다. 덕유산 향적봉에서 바라본 향적봉 대피소 모습./국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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