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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못 견데여 하노라조명희 반기던그대 머러지고머러진그대 그리읍거늘,이를다시 슬허하옴은내마음 나도모르거니,ᄭᅩᆺ이야지거라마는 물이야흘르거라마는이마음부닷칠곳읍슴을 내못견데여하노라. ‘머러지고/멀어지고’의 ‘멀어지다’는 ‘서로의 사이가 다정하거나 가깝지 않고 서먹서먹하게 되다.’의 뜻이다. 예문으로는 ‘사소한 의견 차이로 친구끼리 멀어졌다. 주로 당시 정권에서 멀어져 있던 남인 학자들에게 학문으로 받아들여졌던 것이다.≪한무숙, 만남≫, 땜장이 딸하고도 자연히 멀어졌고….≪박완서, 엄마의 말뚝≫’ 등이 있다.‘슬허하옴은/슬퍼하옴은’의 ‘슬퍼하다’는 ‘어떤 일, 사실 따위를 슬프게 여기다.’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그는 성실하고 공순하며
황경수 교수의 우리말 길라잡이
황경수
2018.10.08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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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情) 조명희 바둑이도[犬名] 정드러보아라그는더러움보다 귀여움이더하리라.살무사(殺母蛇)도 정드러보아라.그는미움보다 불상함이더하리라. ‘바둑이/바두기’의 ‘바둑이’는 ‘털에 검은 점과 흰 점이 바둑무늬 모양으로 뒤섞여 있는 개. 또는 그런 개의 이름.’을 말한다. 예문으로는 ‘우리 집 바둑이는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다. 잠이 들어 있는 다섯 마리 강아지 속에는 틀림없는 누렁이가, 검둥이가, 바둑이가 섞여 있는 게 아닌가.≪황순원, 목넘이 마을의 개≫’ 등이 있다.‘정드러/정들어’의 ‘정들다’는 ‘정이 생기어 깊어지다.’의 뜻이다. 예문으로는 ‘고향이 따로 있나 정들면 고향이지.≪김원일, 도요새에 관한 명상≫ 며칠 같이
황경수 교수의 우리말 길라잡이
황경수
2018.10.01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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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조명희 잔듸밧헤 어린풀삭이북그리는얼골을 남모르게내노아가만히웃더이다저 크나큰봄을.작은새의 고요한울음이가는바람을 아로삭이고가지로흘러 이내가슴에숨여들제/한울은맑고요 아지랑이는 ᄭᅳᆺ읍고요. ‘잔듸/잔디’는 ‘볏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높이는 5~10cm이며, 잎은 어긋나며 갸름하고 뾰족하다. 5월에 다갈색의 수상화가 총상(總狀) 화서로 줄기 끝에 피고 열매는 영과(穎果)를 맺는다. 무덤, 언덕, 정원, 제방 따위에 심어서 흙이 무너지지 않도록 한다. 산과 들에서 자라는데 한국, 중국, 일본 등지에 분포하며, ‘사초(莎草)ㆍ초모(草茅)’라고도 한다. 변천 과정은 ‘잔디<젼<두시-초>’이다.‘풀삭/풀싹’은 ‘풀+싹’이다. ‘풀싹
황경수 교수의 우리말 길라잡이
황경수
2018.09.1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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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無題)조명희 주(主)여!그대가 운명(運命)의저(箸)로이 구덕이를집어 세상에드러트릴제그대도 응당 모순(矛盾)의한숨을쉬엿스리라이모욕(侮辱)의탈이 ᄯᅡᆼ위에나둥겨질제저 맑은햇빗도 응당 ᄶᅵᆼ그렷스리라.오오이더러운몸을 엇지하여야조흐랴/이더러운피를 엇다가흘녀야조흐랴주(主)여 그대가만일 영영버릴물건일진대차라리 벼락의영광(榮光)을주겟나잇가벼락의영광(榮光)을… ‘구덕이/구더기’의 ‘구더기’는 ‘파리의 애벌레’이며, 차차 자라 꼬리가 생기고 번데기가 되었다가 파리가 된다. 예문으로는 ‘텅 빈 하얀 방의 네 벽과 천장과 바닥이 온통 구더기로 뒤덮여 꿈틀거렸고….≪안정효, 하얀 전쟁≫ 아홉 가구에 도무지 네 개밖에 없는 쓰
황경수 교수의 우리말 길라잡이
황경수
2018.09.10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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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驚異)조명희 아람ᄯᅥ러지는소리가들닙니다「ᄯᅮᆨ」하고 ᄯᅡᆼ으로ᄯᅥ러짐니다우주(宇宙)가 새아달나얏다고 긔별함니다등(燈)불을켜가주고 오서요새손님마지러 공손히거러가십시다. ‘아람’은 ‘밤이나 상수리 따위가 충분히 익어 저절로 떨어질 정도가 된 상태. 또는 그런 열매.’를 일컫는다. 예문으로는 ‘흔들지도 않는 밤나무 가지에서 남은 밤송이가 저 혼자 아람이 벌어져 떨어져 내렸다.≪황순원, 학≫ 지금쯤 하늘이 짙은 옥색으로 맑고, 산들바람이 흑홍색으로 아람 열어 있는 밤나무 가지를 스치며 불고 있을 것이다. ≪이원규, 훈장과 굴레≫’ 등이 있다.‘ᄯᅥ러지는/떨어지는’의 ‘떨어지다’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지다.’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굵은
황경수 교수의 우리말 길라잡이
황경수
2018.09.03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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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驚異)조명희 어머니 좀드러주서요저 황혼(黃昏)의이약이를숩사이에 어둠이엿보아들고개천물소리는더한층 가느러젓나이다나무나무들도 다기도(祈禱)를드릴ᄯᅢ입니다.어머니 좀드러주서요손잡고 귀 기우려주서요저 담아래 밤나무에 ‘드러/들어’의 ‘듣다’는 ‘다른 사람의 말이나 소리에 스스로 귀 기울이다.’의 뜻이다. 예문으로는 ‘변명 따위는 듣고 싶지 않아. 정치가는 국민의 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한다.’ 등이 있다.한글 맞춤법 제18항 다음과 같은 용언들은 어미가 바뀔 경우, 그 어간이나 어미가 원칙에 벗어나면 벗어나는 대로 적는다.5. 어간의 끝 ‘ㄷ’이 ‘ㄹ’로 바뀔 적에는 벗어나는 것으로 쓰는 예를 들면, ‘듣다[聽]
황경수 교수의 우리말 길라잡이
황경수
2018.08.27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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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成熟)의 축복(祝福)조명희 가을이되엿다 마을의동무여저 너른들로 향하야나가자논틀길을발바가며 노래부르세모-든 이삭들은다복다복고개를 숙이여「ᄯᅡᆼ의어머니여!우리는다시그대에게로도라가노라」한다동무여! 고개숙여라 긔도하자저 모든이삭들과 한가지……. ‘되엿다/되였다’의 ‘되다’는 ‘어떤 때나 시기, 상태에 이르다.’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시집갈 나이가 다 된 과년한 딸. 이제는 계절이 봄이 되었다. 잉어는 수온이 10도 이상이 되면 먹이를 찾기 시작한다. 그때쯤 되면 대강 갈피를 잡을 수 있을 테니까.≪이병주, 지리산≫’ 등이 있다.‘너른/넓은’의 ‘넓다’는 ‘면이나 바닥 따위의 면적이 크다.’의 뜻이다. 예문으로는 ‘
황경수 교수의 우리말 길라잡이
황경수
2018.08.20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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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봄 아침정지용 산봉오리-저쪽으로 돌린 푸로우피일-페랑이꽃 빛으로 볼그레 하다,씩 씩 뽑아 올라간, 밋밋 하게깎어 세운 대리석 기둥 인듯,간ㅅ뎅이 같은 해가 익을거리는아침 하늘을 일심으로 떠바치고 섰다.봄ㅅ바람이 허리띄처럼 휘이 감돌아서서사알랑 사알랑 날러 오노니,새새끼도 포르르 포르르 불려 왔구나. ‘페랑이꽃’의 ‘패랭이꽃’은 ‘석죽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높이는 30cm 정도이며, 잎은 마주나고 선 모양 또는 피침 모양이다. 6~8월에 진분홍색 꽃이 가지 끝에 하나씩 피고 열매는 삭과(蒴果)를 맺는다. 관상용이고 꽃은 전초와 함께 약용으로 쓰이며, ‘석죽(石竹)ㆍ석죽화(石竹花)ㆍ천국(天菊)’이라고도 한다.
황경수 교수의 우리말 길라잡이
황경수
2018.08.13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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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봄 아침 정지용 새새끼 와도 언어수작을 능히 할가 싶어라.날카롭고도 보드라운 마음씨가 파다거리여.새새끼와 내가 하는 에스페란토는 휘파람이라.새새끼야, 한종일 날어가지 말고 울어나 다오,오늘 아침에는 나이 어린 코끼리처럼 외로워라. ‘새새끼∨와도’는 ‘새∨새끼와도’로 붙여 써야 한다. ‘와’는 ‘다른 것과 비교하거나 기준으로 삼는 대상임’을 나타내는 격 조사이다. 예문으로는 ‘개는 늑대와 비슷하게 생겼다. 빠르기가 번개와 같다. 나는 그와 다르니까 조심해.’ 등이 있다.‘날카롭고도’의 ‘날카롭다’는 ‘생각하는 힘이 빠르고 정확하다.’의 뜻이다. 예문으로는
황경수 교수의 우리말 길라잡이
황경수
2018.08.0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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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봄 아침정지용 쥐나 한마리 훔켜 잡을 듯이/미다지를 살포-시 열고 보노니사루마다 바람 으론 오호! 치워라.마른 새삼넝쿨 새이 새이로빠알간 산새새끼가 몰레ㅅ북 드나들듯. ‘마리’는 ‘짐승이나 물고기, 벌레 따위’를 세는 단위이다. 예문으로는 ‘소 한 마리. 새 두 마리. 모기 다섯 마리’ 등이 있다.‘훔켜잡을’의 ‘움켜잡다’는 ‘손가락을 우그리어 힘 있게 꽉 잡다.’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노인이 두루마기 자락을 움켜잡고 바람 속에 서서 민둥산을 훑어보았다.≪송기원, 월행≫ 어머니가 작은이모의 손을 덥석 움켜잡았다.≪윤흥길, 장마≫’ 등이 있다.‘미다지’의 ‘미닫이’는 ‘문이나 창 따위를 옆으로 밀어서 열고 닫는 방식. 또
황경수 교수의 우리말 길라잡이
황경수
2018.07.30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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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봄 아침정지용 귀에 설은 새소리가 새여 들어와참한 은시계로 자근자근 얻어맞은듯,마음이 이일 저일 보살필 일로 갈러저,수은방울처럼 동글 동글 나동그라저,춥기는 하고 진정 일어나기 싫어라. ‘설은’의 ‘설다’는 ‘익숙하지 못하다.’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오랜만에 찾아온 고향이라 그런지 뒷산마저 눈에 설게 느껴진다. 내 눈에는 그가 입고 있는 옷이 영 설게만 느껴진다.’ 등이 있다.‘자근자근’은 ‘조금 성가실 정도로 자꾸 은근히 귀찮게 구는 모양.’을 말한다. 예문으로는 ‘외판원은 자근자근 나를 따라다니며 책을 권했다.’가 있다.‘얻어맞은’의 ‘얻어맞다’는 ‘비교적 심하게 맞다.’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나는 형한테 호되게
황경수 교수의 우리말 길라잡이
황경수
2018.07.23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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五月消息정지용 일본말과 아라비아 글씨를 아르키러간쬐그만 이 페스탈로치야, 꾀꼬리 같은 선생님 이야,날마다 밤마다 섬둘레가 근심스런 풍랑(風浪)에 씹히는가 하노니은은히 밀려 오는듯 머얼미 우는 오ㄹ간 소리…… ‘아라비아(Arabia)’는 ‘아시아 서남부 페르시아 만, 인도양, 아덴 만, 홍해에 둘러싸여 있는 지역.’을 말한다. 대부분이 사막이므로 주민들은 오아시스 부근에서 농사를 짓는다. 7세기 초에 마호메트가 통일한 후 이슬람 제국으로 번영하다가 16세기에 터키의 지배를 받게 되었으며, 18세기 말에 민족 운동을 통하여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예멘 등의 나라로 독립하였다. 매장량이 풍부한 유전 지대가 있다. 면적은 259만 ㎢이다.‘아르키러
황경수 교수의 우리말 길라잡이
황경수
2018.07.16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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五月消息정지용 모처롬만에 날러온 소식에 반가운 마음이 울렁거리여가여운 글자마다 먼 황해(黃海)가 남설거리나니.……나는 갈메기 같은 종선을 한창 치달리고 있다…… ‘모초롬’의 ‘모처럼’은 부사이며, ‘일껏 오래간만에.’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우리 가족은 모처럼 교외로 나갔다. 수송반 쪽에는 모처럼 따스한 날을 맞아 차를 정비하느라고….≪김용성, 리빠똥 장군≫’ 등이 있다.‘날러온’의 ‘날아오다’는 ‘뜻하지 아니하게 나타나거나 우연히 들어오다.’의 뜻이다. 변천 과정은 ‘날아오다<라오다<석상>←-+-아+오-’이다.‘울렁거리여’의 ‘울렁거리다’는 ‘너무 놀라거나 두려워서 가슴이 자꾸 두근거리다.’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울렁거리는 가슴을 진
황경수 교수의 우리말 길라잡이
황경수
2018.07.02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