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세월 -시국이 매우 위중합니다.지각을 울리는 핵실험 소리,창공을 뒤덮는 첨단전폭기들,지금 전쟁의 음습한 공기가 온 나라에 가득합니다-주여, 때가 왔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당신의 그림자를 해시계 위에 얹으시고, 들녘엔 바람을 풀어놓아주소서.마지막 열매들이 탐스럽게 무르익도록 해주시고, 이틀만 더 남국의 날을 베풀어 주소서, 열매들이 무르익도록 재촉해 주시고, 잘 익은 포도송이에 감미로움이 더 깃들게 해주소서.이제 집이 없는 사람은 집을 지을 수 없습니다. 지금 홀로 있는 사람은 그렇게 오래 남아, 깨어서 책을 읽고, 긴 편지를 쓰고, 바람이 불어 낙엽이 흩날리는 날에는, 이리저리 가로수 길을 헤매 일 것입니다―고독한 시인
김영회의 오늘을 생각하며
김영회
2017.09.20 09:45